브레히트 B. Brecht/쉽게 쓴 브레히트

이해(오해)하기 어려운(쉬운) 브레히트 사랑 - II

그리스도의 편지 2014. 11. 22. 21:00





이해(오해)하기 어려운(쉬운) 브레히트 사랑
- 세 연인으로부터 세 아이 아빠된 26살박이 브레히트 사랑
 
 
 





소야곡을 "Bi"에게 불렀던 오토 뮐러아이제르트, 게오르그 판첼트와 브레히트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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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중의 아기, 

브레히트 자식이 자라도록 둬라 


(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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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와 “BIDI"의 만남


    브레히트는 전쟁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전시 아비투어 허가를 받았으며 원래 시험보다는 쉬운 아비투어를 1917년 3월 말에 끝내고 김나지움 과정을 완전히 마치고 졸업했다. 브레히트는 "마리아 A.에 대한 기억"이란 시의 주인공인 마리아와 거의 같은 시기인 1916년부터 "Bi" (파울라 반홀츠 Paula Bahnholz)를 만나 알게 되었고 깊은 관계없이 오랫동안 뒤따라 다니면서 구애하다가, 마침내 1917년 4월에서야 단 둘이서만 만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사귀게 된다.


    1916년 봄부터 원래 "Bi" 뒤를 아주 잘 생긴 남학생이 뒤따라 다니고 있었다. 이런 두 남녀 학생이 어느날 길에서 구애전을 벌이고 있을 때, 바로 길 건너편에서 같은 속도로 걷다 "Bi"를 뒤쫓고 있던 남학생을 손짓으로 건너편으로 오라고 부른 낯선 한 남학생이 있었다. 이에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 뒤에 건너갔다 되돌아온 무스매는 그 자리에서 바로 “Bi"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에 사라진다. 사라진 남학생은 후일 브레히트 친구가 되고 유명한 의사가 되는 오토이고, 길 건너편에서 손짓으로 "Bi"를 뒤쫓는 학생을 불렀던 낯선 학생이 바로 브레히트였다.
    이날부터 둘은 거의 매일 다니는 길목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Bi"와 "Bidi" (브레히트)의 뜨거운 사랑을 시작할 계기를 마련한 것이 었다. 그런데, 소녀 "Bi"는 브레히트를 그리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가능한 브레히트를 피하려고 했다. 물론 브레히트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단 둘이 보기를 원했지만, 어린 "Bi"가 응하지 않자 브레히트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뒤따라 다녔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겨울에 스케이트를 즐겨 타던 "Bi"를 만나기 위해, 브레히트는 스케이트를 배우기까지 하면서 집요하게 뒤쫓아 다녔지만, "Bi"는 쏜살같이 달아나버렸다. 온 스케이트장의 친구들이 한 목소리로 "브레히트 온다! 브레히트 온다"라고 외칠 정도로 줄기차게 다섯 달이 넘도록 "Bi" 뒤를 쫓아다닌다.


    결국은 친구를 시켜서 "Bi"에게 "나와 함께 산책가지 않겠느냐?"묻도록 한다. 브레히트의 각본대로, 물론 "Bi"가 단번에 거절할 것이라 계산하고 "Bi"의 거절과 동시에 "브레히트와 셋이서 함께 산책가지 않겠느냐?"고 질문하자, "Bi"는 이 제의에 응한다. 물론,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 브레히트 혼자만 등장했던 것이다.
     이렇게 단둘이서 만난 이후로, 브레히트는 계속적으로 다시 함께 산책할 약속을 하고 브레히트는 아직 어린 "Bi"에게 자신의 장래 계획들과 자신이 지은 시들을 낭독해주거나 시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Bi"는 마침내 이런 재능을 가진 브레히트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연심은 브레히트의 초기 희곡에서처럼 그리 신속하거나 거칠게 진행되지 않고, 일단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중하게 진행된다. 1917년 여름을 보내면서 “Bi"는 야외에서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브레히트의 이야기를 열심히 경청하는 중에 마음 속으로 연심이 깊어 갔다. 이해 가을에 브레히트는 "마리 A."에게 시도했던 것처럼, "Bi"에게도 갑작스럽게 입맞춤을 시도한다. 너무나 놀란 ”Bi"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달음질쳐 달아나 버렸고, 몇일 동안 만나주지도 않는다. 



브레히트 1917년


    입맞춤 시도 이후로, 브레히트가 "Bi"의 집에 찾아가 서로 약속한 휘파람을 불면서 다시 보기를 시도하지만 "Bi"는 몇날 몇일을 전혀 응하지 않는다. 이런 날이 반복되고 시간이 흐르자, "Bi"는 이런 브레히트가 측은한 생각이 들었고 "Bidi"의 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달려 나가 반갑게 인사를 건낸다. 이 입맞춤 실패 이후에, "Bidi"는 “BI"에게 오랫동안 (1918년 여름에 뮌헨 대로에서 모든 사람이 보는 가운데 첫키스할 때까지) 다시는 시도하지 않았고, 그 대신 더욱 분명하게 "사랑"에 대해 늘 이야기 했었다. 

    대신에 다른 방식으로 "Bidi"는 "Bi"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정성을 보인다. 후일 유명한 의사가 된 친구 오토에겐 초롱불을 들게 하고 자신은 기타 그리고 게오르그는 바이올린을 키면서 자신들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Bi"에게 거의 매일밤 소야곡들을 불렀을 정도로 구애작전은 길고 길었던 것이다. 이 시절에 불렀던 대표적인 소야곡들 중에 하나가 1916년에 브레히트가 쓴 "세레나데" (GBA 13, 93)란 제목의 아래 시다.


지금 단지 달과 고양이만 일어나 있지
소녀들은 이미 모두 잠들었으니
저어기 시장 광장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초롱불 든 베르트 브레히트는 걸어가네.

철 이른 오월이 벌써 잠을 깨면
꽃들은 끝없이 피어나리니
그러면 취해 밤새 비틀거리며
기타 든 베르트 브레히트는 걸어가네.

언젠가 그대들이 편안히 잠들면
하늘의 보답으로 온전히 축복받으리니
그러면 격정으로 비틀거리며
초롱불 든 베르트 브레히트는 넘어지네.

    

    이런 갖은 정성과 구애에도 "Bi"가 브레히트에게 완전히 마음문을 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브레히트에 대한 "Bi"의 아버지는 더욱 완강했었다. 둘이서 서로 알게되고 만난 이후 두 번 겨울을 보낼 때까지, 둘 사이는 얼굴을 서로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으로 만족했어야만 했다.


    이러는 와중에 "Bi"도 김나지움을 졸업했고, "Bidi"는 1917년 겨울 학기부터 뮌헨 대학에서 철학과 의학을 공부하고 있었기에, 단지 주말과 방학 때만 만날 수 있었다. 계속적으로 "Bi"의 부모님들이 "Bidi"와 사귀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에 길 가에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Bidi"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오면 "Bidi"의 다락방에서 날씨에 상관없이 늘 만나게 된다. 하지만, "Bi"는 여전히 "Bidi"와 첫키스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브레히트의 다락방에서 창작 작업에 대해 열정을 다해 들어주는 '어여쁜 소녀'로 남았던 것이다.



(2014년 겨울 - 계속  이어짐



배경 음악은 Omar Akram의 "A day with you"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