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에서/운하 물길 · 자전거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4대강

그리스도의 편지 2011. 4. 13. 22:53

청석님에게!!

 

 

오호통재라!

사전에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인재에 시달리는 무시무시한 결과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이어,

우리의 4대강도 결국 인재에 시달리는 안타까운 소식을 오늘 접하게 됩니다.

 

3년전 이맘때였습니다. 한국에서 난데 없이 존재하지도 않는 "독일 라인강 운하" 이야기를 하도 해서

운하물길/자전거길이란 카테고리를 만들고 라인강을 일부 소개한 일이...

그런데 3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서 오늘 기절초풍할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도대체 전문가들이 하는 4대강 사업이, 어찌 단순히 자연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글쟁이의 수준정도도

앞을 내다 보지를 않는지요??

아니면, 그냥 마지못해 아무런 생각도, 계획도 없이 일단 본류에 삽질을 어느 정도하고 난 뒤에

삽질하다 보니 갑자기 "지류 작업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번쩍 들어왔다는 것인지요???

 

독일 메르켈 수상이 박사논문을 인용도 없이 곳곳에서 베낀 일이 들통난 국방부장관 문제가 심각해지자,

"학문적인 조수를 채용한 것이 아니라, 장관을 임명했으니 현재 일만 잘하면 상관없다"고 했다가

독일 전역에서 수 천명의 교수들이 짧은 시간에 서명하여 메르켈 수상께로 보내자, 꼼짝없이 항복했는데....

초등학생들도 다 알고있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다"는 속담의 진리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지천은 방치한 채로 '맑은 식수 확보, 녹색성장과 환경보호를 외치며" 4대강 본류 정비작업부터 진행하는

정부를 그냥 강건너 불을 쳐다보듯이 해버린,

오늘의 대한민국 지식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그래도 뒤늦게,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4대강 정비 사업지류·지천 관리를 먼저 한 뒤 본공사를 진행했어야 하지만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신기술 개발에 재정을 쏟아도 시원찮은데 토목공사에 계속 돈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는

보도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지류를 해야 한다고 깨달았으면,

본류사업을 당장 중단하고 지류 정비사업부터 먼저 함이 일의 순서가 아닐런지요??!!

결과를 뻔히 알고서도 진행했었다면, 그건 정비사업이 아니라 그냥 머리없이

세금만 낭비하기 위해 삽질하는 '노가다'일 뿐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삽질은 우리나라 4대강에 재현되는 "시지프스 신화"일 것입니다.

지류 사업하다 본류에 퇴적토가 쌓이면 다시 퍼올리느라 정비하고, 그러다 다시 지류 정비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본류 - 지류 - 본류 - 지류>로 이어져야만 하는 

"영원한 삽질"의 유산을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주는 결과가 되겠지요??!!

 

 

 

 

아래 다른 색깔들은 몇개 신문에 오늘 실린 기사들의 제목입니다.

 

결국 ‘42조원짜리 4대강’ 됐다 [한겨레] 정부, 22조 본류사업 이어 20조 지류사업 계획

‘지류살리기’사업, 1단계만 4대강 예산 육박… 2단계 땐 ‘계산 불가’ 혈세 얼마나 드나

"본류 정비론 수질·홍수 해결 미흡" "말바꾼 속내 의문" 2R 예고

'제2의 4대강' 카드 꺼내든 MB…지역민심 달랠까

이 기사를 보고서 그때 댓글주신 저의 답글로 다시 한번  되돌아봅니다.

라인강 운하를사진으로 대하니 문득 우리나라 4대강 하천 정비 생각이 납니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대운하가 아니고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합니다.
정부의 말을 믿어봐야 하지요 .
4대강의 정비를 제대로 한다면 아름다운 강이 되고 말것입니다.
운하를 만든다는 것은 우리나라같이 좁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재앙이 될 공산이 큽니다.

 

  • 그리스도의 편지
  • 2009.05.03 15:41 
  •  

    청석님

     

    라인강은 운하가 아닙니다.
    그냥 수백년간 긴 세월을 두고 잘 정비된
    운하같이 보이는 강일 뿐입니다.

    급속한 공업화 진행과정에서 고난받은 우리의 강들을
    다시 살려서 아름다운 강산의 젖줄기로 되살리는 일이야
    그 땅에 살며, 그 물을 먹고 사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믿습니다.

    현정부가 애초에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라인강 뱃길을 보고서 4대강을 이어 운하건설을 하겠다고
    선거공약을 내세운 점에 초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이 공약이 정비로 바뀌었다면,
    4대강 보다는 각 지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며
    그 지류를 정비하고 수자원을 확보해야
    본류인 4대강이 살아날 것이라고 봅니다.

    새로운 댐 보다는
    4대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를 살리고 정비해서
    매년 하늘에서 내리는 수자원을 충분히 확보해야
    4대강에 4계절 내내 흐를 물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담수댐으로 가야할 것입니다.

    댐하나로 인해서 생기는 매몰지역을 생각한다면,
    기존의 4대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를
    최대한 살려서 우선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4대강 이전에 각 지류가 잘 정비되어 살아나지 않고는
    우리나라 같은 여름 집중 강우량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늘 반복되어야 하는 정비사업이 되기 쉬울 것입니다.

    더욱이 강물은
    우리나라 경우 실제로 단지 하늘에서만 내려오는 물입니다.
    이 강물을 가능하면 바다로 흘러가는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각종 방안들이
    지류와 4대강에 고정적으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결국 이런 민족의 미래, 금수강산의 미래가 달려 있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단지 임기 5년일 뿐인
    어떤 특정 대통령의 의지로 실현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내면과 실속은 어찌되었건
    민족의 숙원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남북 대화의 숨통이
    잃어버린 10년으로 치부되는 환경에서 더욱더 그러합니다.

    남북대화는 중단했다 다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적어도 운하사업은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수년간에 기획하고 준비해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봅니다.

    이런 민족의 먼 미래가 달린 정책은
    임기가 끝나면 그만인 한 정권의 의한 판단이어서도 안되며
    한 정권이 끝나면
    잃어버린 오년 이라고 다시 원점화 시키는 정책이라면 더욱더 그러할 것입니다.

    현정권이 그야말로 민족의 숙원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기필코 완성하겠다는 공약보다는
    5년간 철저히 준비하여 기초사업부터 시작해서
    후임 정권도 정말 좋은 정책이라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배경 음악은 Ennio Morricone 곡/Yo-Yo Ma Cello의 "Nella Fantasia"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