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에서/운하 물길 · 자전거길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독일)인

그리스도의 편지 2009. 5. 7. 02:27

 

 

 

 4개국을 가로지른 라인강 지도

(라인강의 근원인 보덴제에서 바젤까지를 가파르게 흐르는 고지 라인,

바젤에서 빙엔까지를 라인강 상류,

빙엔에서 본까지를 중류, 본에서 북해까지를 하류로 구분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구경하는 라인강은 로렐라이가 위치한 중류이다)

 

 

라인강이 운하건설을 잘 시공하여

흔히들 현재 우리가 생각하듯이

아주 곧게 흐르도록 정비했다고 생각하거나,

주위에 엄청난 둑을 쌓아 올렸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다.

 

여기엔 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현실 생활에서 다르게 적용시키는 

건설 실제의 차이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물과 관련한

옛지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노자는 도덕경 78편에서

"인간은 무엇을 믿어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세상에는 물보다 부드러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딱딱한 것을 꼼짝 못하게 하는 데는

물에 필적할 그 어떤 것도 없다.

물은 어떠한 것을 통해 변화되지 않는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딱딱한 것을 이기는 이치를

온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 법칙에 따라 행동하려 들지 않는다."

 

이 법칙, 특히 노자의 도덕경은 아무래도

동양인인 우리가 훨씬 더 숙지하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이 법칙에 따라 물을 대하며 살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다음에 몇개 사진을 보면 당장 드러난다.

 

 

 

 스위스 루째른 Luzern을 가로 지르는 호수물

 

 

 스위스 수도 베른 Bern인 고도시를 끼고 도는 강

 

 

2MB 대통령의 "강물 흐르는 곳에 민심도 떠내려 간다"는

명언(?)아래 건설 중인 경인 운하

 

 

 

 

 "강물 흐르는 곳에 가서 세수도 하고 손도 씻을 수 있는" 독일 측의 라인강

 

 

 

강물 흐르는 곳에는 언제든지 쉽게 물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한

독일 측의 라인강변

 

 

윗 사진의 바로 맞은편인 프랑스 측의 라인강변

약간은 차이가 있지만 별 다름이 없다.

 

 

 

프랑스 Lauterbourg쪽의 라인강변 마무리

  

어딘가 모르게 유럽인이 물을 대하는 자세가

우리가 대하는 자세와는 큰 차이가 있지 않은가??

 

우리는 물에게 억지로 흐름을 강요한다.

유럽인들은 가능하면 강의 흐름에 자유를 인정한다.

우리는 둑을 쌓고 깊게 파고 해서

물과 가능한 거리를 둔다.

유럽인들은 가능하면 인간과

가까운 거리에 물에 두고자 한다.

우리 나라 강은 강변은 물론이고

강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메마르기도 하고

연중 내내 수량의 변화가 심한 편이다.

 

라인강을 위시한 유럽강들은 아주 이변적인 홍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수량과 강의 평균 수면을 유지하고 있다.

 

 

왜 일까? 유럽은 홍수도 없단 말인가?

아니면 수해를 두려워 하지 않는단 말인가?

 

물을 굳이 조심하고 멀리하는

우리가 여름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루는

국도가 잘라지고, 수몰되고

심지어 결코 적지않은 인명피해까지도 있지 않는가?

 

왜 그럴까??

  

 

배경 음악은 Phil Coulter의 "The Town I Loved So Well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