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 시 777선/BB 뒤집힌 시

브레히트 뒤집힌시詩 - 10행시의 의미

그리스도의 편지 2008. 9. 1. 22:19





브레히트 뒤집힌시詩 - 침묵, 10행시의 의미
- 칼 크라우스『침묵』(1933)에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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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시詩뒤집기"를 한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흔히 모방작이라 하지만, 

"시詩뒤집기"는 다음과 같다: 

옛 시형식을 가지고 

현시대적 사건 내용을 담은 새로운 시를 쓰고는
제목 아래에다 아주 유명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죽은 작가의 이름을 적는다. 

그리고 이미 죽은 그 작가의 이름 뒤에다 

“따라서”를 삽입한다.


(KMJ,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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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 10행시의 의미 



제 3 제국이 수립되었을 때
많은 말을 해왔던 그로부터는 단지 짧은 소식만이 들려왔다
10행짜리 한 편의 시에서
그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단지 그의 목소리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불평하기 위해
만행이 어느 정도에 미치게 되면
일일이 예를 들 수 없게 된다.
악행들이 점점 증가하고
탄식의 외침은 입을 다물게 된다.
범죄들이 뻔뻔하게 길거리를 활보하며
언어로 이 범죄를 묘사하는 일을 큰소리로 비웃는다.

목 졸리는 사람들에겐
말이 목에 걸리게 되며
고요함이 널리 퍼지고
이 침묵은 찬성으로 여겨지게 된다.
폭력이 완벽하게 승리한 듯 보인다.

단지 절단된 몸뚱이들이 아직
말해주고 있다. 그곳에 범죄자들이 있다는 것을
단지 황폐해진 마을 주위에 떠도는 정적만이
악행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불의와 싸움이 끝났다는 말이냐?
악행이 잊혀질 수 있단 말이냐?
살해된 자들이 땅 속에 묻히고
목격자들의 입에 자갈이 채워질 수 있단 말이냐?

옳지 못한 것이. 그것도 옳지 못함에도
승리할 수 있단 말이냐?
악행은 잊혀질 수 있다.
살해된 자들은 땅 속에 묻히고
증인들의 입에는 자갈이 채워질 수 있다.
옳지 못한 것은, 그것이 옳지 못함에도 승리할 수 있다.
탄압이 식탁에 다가와 앉아 피묻은 손으로
먹을 것에다 손을 뻗치고 있다.

그러나 음식을 힘겹게 가져온 사람들은
빵의 무게를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굶주림이란 단어의 사용이 금지된다면
그들의 굶주림은 점점 깊어만 갈 것이다.

배고픔에 대해 말한 사람은 살해되어 널브러져 있다
탄압에 대해 말한 사람의 입에는 자갈이 채워져 있다
그러나 고리대금업자는 이자를 받을 일을 까먹지 않는다
억압받은 자는 그들에 목에 가해졌던 발길질을 잊지 않는다
폭력이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새롭게 저항이 시작될 것이다.

말을 많이 했던 그가 자신의 말이
맡은 바 일을 다 못했다고 사죄했을 때
침묵은 법정의 심판대로 나아와
시선을 가렸던 수건을 빼앗아
스스로 증인임을 밝혔다.



(Bertolt Brecht, 193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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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형식으로 이미 

표현되지 않은 

서정적 내용은 더 이상 없다.


시인들이 기꺼이 피하고 싶은

반드시 표현되어야만 될

비겁한 슬픈 현실만 있을 뿐이다.


(KMJ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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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음악은 "Giovanni Marradir"의 "Remember Wheni"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