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 (시 69, 21)
어디에서인가 "나는 무서워요!"하고 누군가가 소리친다. 도대체 이 외침이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시편 69편에서는 한사람이 여호와 하나님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체험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외침을 듣고 그들이 베풀수 있는 각종 가능성들로 도와주는 상황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는 외침은 더 심오하다. 시편기자는 적들의 우세에 맞설 수 있는 공의를 요구한다. 원수를 멸하고자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명확함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시편기자는 자신의 괴로움과 분노를 하나님께 내어 맡긴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이 가난한 자와 고통받는 자들의 간구를 들어주실 것이라는 소망으로 스스로 위로하며 우리도 위로하고 있다.
오늘 종려주일을 맞아, 우리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일을 기억한다. 군중들이 종려가지를 흔들면서 외치는 "할렐루야" 함성의 한가운데서 반대를 무릅쓰고 점점 관철되어지고 있는 괴로운 일들이 이미 뒤섞이고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호소하시는 갈증에 초로 화답하게 된다. 이렇게 원수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던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께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 23, 34)고 간구하신다. 예수님의 이 간구에 힘입어, 오늘날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의 절기인 "유월절 Passah" 음식에는 "쓴 나물 Maror"은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대 풍습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종살이로부터 해방시키셨던 일을 매년 유월절에 기억합니다. 이 날은 단지 기쁜 축제일일 뿐만 아니라, 고난, 박해와 억압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무교병 Matzot"은 단지 "해방의 빵"일 뿐만 아니라, "고난의 빵"이기도 합니다. 유월절 저녁에 중요행사는 무교병과 쓴 나물을 함께 먹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저녁때는 각종 나물들을 먹을 수 있지만, 이 날 저녁에는 단지 "쓴 나물"만 먹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해방의 씁쓸한 뒷맛"과도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씁쓸함을 뛰어넘어 우리는 고난받는 하나님의 종과 더불어 "새생명"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고난과 죽음을 향해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고, 십자가의 고통을 이기고 부활과 영생을 선물로 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복된 종려주일이 되시길 .... 샬~~~롬
시 69, 16 - 36 빌 2, 5 - 11
배경 찬송은 기현수의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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