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나는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되었고,
입은 있어도, 항변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시 38, 14)
질병은 인간을 한계상황, 즉 육체적인 한계는 물론 영적으로 감당할 능력의 한계까지로도 몰고 갈 수 있다. 시편 38편의 저자는 아주 설득력 있고도 생생하게 자신의 고통과 궁핍을 말로 잘 표현하고 있다. 중병이 그를 괴롭히고 있어서, 그는 의문과 원망 속에 빠진다. 그의 몸은 가련한 상태에 놓여 있는데다가, 질병이 그를 고립 상태로 내몰아 친다. 무엇때문에 그가 이런 모진 운명을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시편 기자는 자신을 의심하며 비난하게 된다.
이러한 심각하고 절박한 위기속에서도 시편기자는 아직 유일한 피난처, 여호와 하나님을 알고 있다. 그는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하나님께로 나아간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자신의 문제들을 낱낱이 고하고 자백한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새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할 수 밖에 없도록, 질병은 이처럼 한계상황까지 우리를 몰아 붙인다. 우리가 주님이 "우리의 질고를 지신다" (사 53, 4)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주님께 나아가서 "속히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나를 구원하시는 주님!" (22절)이라고 우리는 기꺼이 기도해도 된다.
불치의 중병이 아니더라도, 병상에 한번 누워 있어 본 사람은 묵상 시편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아파야 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이런 극한 상황을 통해서 하나님에게로 나아갈 기회는 물론 우리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찾게 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 어떤 극한 상황의 벼랑 끝에 서 있게 될 지라도, 여호와를 향하여 "주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라고 힘껏 외치는 기도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도움 요청의 외침을 절대 외면하시지 않습니다. 대강절 세번째 촛불이 켜집니다. 아프지 않고도 강건한 중에 하나님을 볼 수 있음을 감사하는 복된 주일이 되시길 .... 샬~~~롬
시 38, 사 5, 1 - 7
배경 찬송은 국립합창단의 432장 찬송 "너 근심 걱정 말아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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