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편지/사무엘하

아들에게(을) 쫓기(내어주)는 아버지 마음

그리스도의 편지 2009. 5. 6. 00:18



아들에게(을) 쫓기(내어주)는
아버지 마음
 

 

 

 

다윗이 감람산 길로 올라갈 때에 머리를 가리우고

맨발로 울며 행하고 저와 함께 가는 백성들도

각각 그 머리를 가리우고 울며 올라가니라 ( 삼하 15, 30)

 

 


     아들에게 쫓기어 도망가는 아버지, 도데체 이게 무슨 별 이상한 장면이란 말인가? 다윗이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부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압살롬이 스스로 왕이 되었음을 선포한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압살롬은 자기 반역에 대한 종교적인 정당성을 찾는다. 이에 다윗은 아주 빠르게 망명길에 오르는 결정을 한다. 다윗의 동기는 단순히 개인적 천성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피흘리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 맨발로 가며, 머리를 가리고 울면서 피난하는 그의 행동은 왕으로서 아주 진기한 행동인 것이다.

    

    이로부터 약 천년 뒤에 예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길을 가신다. 하지만 예수님은 도망길을 가시는 것이 아니다. 체포를 당하여 십자가 형에 처하도록 하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감람산에 오르신다.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메시야와 그의 선구자인 다윗을 고통 속에 빠뜨리는 것은 같은 친족이거나 자기를 따르는 사람이다. 다윗은 귀환을 아직 기대할 수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길이 피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아신다. 하지만 바로 이 마지막 길이 우리 전부를 위해서는 희망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늘 묵상을 통해서 아주 슬픈 두가지 장면을 연상하게 됩니다.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 신발도 신지 않고 통곡하면서 감람산에 오르는 왕 다윗의 모습과 모든 제자들이 예수님을 다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아시고, 하나님에게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막 14, 36)라고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이 장면을 통해 압살롬의 아버지 마음과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모든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아들 예수의 간곡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이 길을 선택하셨던 것입니다. 고향산 언저리에 청포도가 익는다는 유월이 열립니다. 예수를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하루가 되시길......   샬~~~롬

삼하 15, 13 - 37,  약 1, 17 - 27      

 

 

 배경 찬송은  "약할 때 강함 되시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