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편지/마태복음

해바라기 - 주바라기

그리스도의 편지 2008. 7. 25. 00:10

Candle




예수님 얼굴에서 가롯유다의 얼굴로





곧 예수께 나아와
랍비여 안녕하시옵니까 하고 입을 맞추니 (마 26,  49)


    오늘 본문에서 뒷거래로 타결을 미리 본 계획이 착착 진행되는 모습을 본다. 가롯 유다는 예수님께 랍비의 존경을 표시하면서 인사하며, 마치 친구처럼 입맞춤을 한다. 배신의 상징으로서 "유다의 입맞춤"! 제자가 배신자로서 이렇게까지 예수님 가까이서, 아주 깊숙하게 접근했던 것이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도 배신자가 늘 있기 마련이다. 이 이야기는 독재정권 치하에 반정부 운동을 감시하기 위해 교회 안으로 잠적해 들어온 끄나풀 문제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이런 일은 그리 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람이 이미 예수님을 배신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존경이 결핍되는 순간, 우리는 세상의 각종 죄악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는 대단한 헌신으로 전력을 다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지 자신의 체면과 권력에 굶주리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성금과 봉사를 권장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바로 옆집에 사는 내 이웃을 간과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들의 고백이 최고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는 와중에 예수님 편에 설 수 있는 수많은 자그마한 기회들을 이미 놓치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 식당의 벽에다 그린 "최후의 만찬" 뒤에 얽힌 일화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다빈치는 맨 먼저 예수님의 자태가 나는 모델로 한 청년을 택해 그린 뒤, 일년 동안 다른 사도들을 그리는데 몰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맨 마지막으로 가롯 유다를그려넣는 일만 남게 되자, 오랫동안 다빈치는 내적 배신감과 파멸을 띠는 아주 명백한 얼굴을 찾아 다녔습니다. 몇달 후에 다빈치는 누추한 주점에서 자신이 찾던 한 모델을 발견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유다의 모델인 이 사나이가 바로 다빈치의 눈에 예수의 형상으로 보였던 동일인이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이 이야기 속에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들어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해 봅니다. 인간이 잠시라도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를 떠나 있다면, 우리의 현재 모습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지를 돌아보게 해주는 일화인 것입니다. '해바라기'가 아닌 '주바라기'로서 새로운 복된 하루를 열어젖히시길 ....  샬~~~롬



마 26,  47 - 56,     히  10, 1 - 18

배경 찬송은 "내 평생에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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