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편지/열왕기상

무릎을 꿇을 때 꿇을 줄 아는 지혜

그리스도의 편지 2009. 2. 19. 23:56

Candle




참된 용서와 화평
- 무릎을 꿇을 때 꿇을 줄 아는 지혜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의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왕상 2,  2 - 3)


 

     다윗은 모범적으로 왕가와 군신을 정리하면서 솔로몬에게 자신의 유언을 남긴다. 왕은 아들이자 왕권 후계자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면서, 솔로몬에게 첫번째로 하나님에게 순종할 것과 계명을 지킬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음 사실들을 주목할 만하다. 평화스럽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다윗 왕은 이미 늙어버린 옛 정적들에게 선의를 베풀지 않는다. 다윗은 요압이 이스라엘의 두 지휘관을 얼마나 악랄하게 살해했는지를 잊지않고 있으며, 시므이가 그를 저주하며 돌을 던진 일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윗은 바실래 가문의 친절도 또한 기억하고 있다. 다윗의 조언 뒤에는 정치적인 고려 내지 '악에는 악으로 선에는 선으로' 갚는 통례가 숨어 있는 것일까?


    과거 역사에서 흔히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악으로 간주되는 것을 결정해 버린다. 그런데 솔로몬은 다윗이 자신에게 특별히 중요하게 부탁한 대로 행한다. 솔로몬은 또한 다른 방법도 알고 있다. 즉 솔로몬이 잠언에서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식물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우라" (잠 25, 21)고 우리에게 권면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사도 바울은 이 권면을 로마서에다 인용하면서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롬 12, 21)는 내용을 덧붙여 강조한다.

 

사죄의 심볼이 된 브란트의 무릎꿇기

 

    오늘 묵상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기, 원폭투하 60주기에 대한 다양한 기록물을 시청하면서 인터뷰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다시 하나하나 떠올려 보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인터뷰에 등장하는 일본인은 하나같이 원폭을 맞은 원인보다는 원폭을 투하한 미국인에 대한 증오의 빛이 역력하게 남아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독일 전대통령인 라우 Johannes Rau는 재임시 나치군이 피해를 입혔던 장소에 방문할 때마다, "저는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슬픔과 부끄러움이 저를 엄습합니다"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표명했으며, "죽은 사람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면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1970년에 폴란드를 방문했던 브란트 Willi Brandt 독일 수상은 바르샤바 강제수용소 경고 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깊이 사죄를 했던 모습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 이상의 그 무엇입니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로 인해서, 후세에 증오하는 문화유산을 물려줘서는 안된다는 용감하고도 선한 믿음이요 결단인 것입니다. 스스로 천황이라고 부르는 일본왕이 독일인에게서 자신들의 과거를 진심으로 사죄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는, 증오가 일본 민족을 병들게 할 것임에 분명합니다. 선으로써 악을 이겨내는 하루가 되시길 .... 샬~~~롬

    왕상 2,  1 - 12,   마 13,  31 - 35

 

배경 찬송은 국립합창단의 515장 찬송 "뜻없이 무릎 꿇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