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이르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마 4, 8 - 9)
바울 사도는 빌립보서에서 "언젠가 예수 앞에서 하늘에 있는 자,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하게 하는 일" (빌 2, 10 - 11)을 세계사의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은 그야말로 대단한 목표이다. 그런데, 이 목표가 그렇게 단순히 이제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유혹자 앞에서 단지 한번만 무릎을 잠시 꿇는 일과 몇 마디의 경배로 예수님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것은 아주 매혹적으로 들리는 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단지 겉보기의 승리일 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수님은 고난,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 세상에 속한 것이 결코 아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세상을 능가하고 이길 수 없는" 승리의 나라를 얻을 수 있다. 바로 이 나라에서는 오로지 하나님만을 경배한다. 권력, 성공이나 생활수준이 우리를 위험에 처하게 하면, 우리가 각종 시험 속에서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마귀의 시험 앞에 처신하시는 예수님을 통해, 현대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의연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의연하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을 보고 졸지에 "개독교인"이라고 부르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믿음으로 인해 박해나 순교를 피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말과 행동이 다르게 살며 믿음조차도 팽개치고 세상적인 유혹에 홀려 무릎을 꿇고 그것에 목숨을 걸고 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은 우리에게 그리 많은 수고를 요하는 일이 결코 아니지만, 우리는 자주 그 결과에 연연하게 됩니다. 그런데, 세상은 자신들의 믿음에 따라 믿을만하게 사는 사람들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각종 시험들 앞에서 믿음을 지키며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샬~~~롬
마 4, 1- 11 히 1, 5 - 14
배경 찬송은 "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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