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에서/순례길에 (사진.글)

종교 안티 - 또 하나의 불치병

그리스도의 편지 2009. 12. 15. 03:19




종교 안티라는 병명
- 한토마 종교 토론방에서 지켜본

 

 

   한국 온라인에서 양사방에 "개 독 교"라는 신생어가 교회 밖에서 비판의 대명사로 등장했고, 나름대로 의식수준이 있다는 한겨레 온라인 "한토마"에 마침 종교토론방까지 열고 있어서 그 현장으로 가보았다. 여러 글들을 구경하자니 첫인상은 진짜 비판을 위해 정리된 생각이나 글이라기 보다는 어디서 자기들의 비난의 칼날에 맞을 법한 정리되지 않은 글들을 가져와서 올리거나, 진화론 이야기나 성경기록들 중에 고고학이나 역사학에서 새로 발견한 내용과 문제시 되는 것, 더 지나친 것은 그런 류에 카페모임에서 미리 그레픽 작업한 기독교 교리나 성경문구에 대한 비웃음을 보내는 글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런데 많은 글들이 오자투성이, 논리비약 내지는 본인 스스로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글도 많았고 각종 글이나 댓글 등에 욕설이 비일비재한터라 거의 별세계에라도 온 기분이었다. 

   이 토론방의 주 흐름을 보면, 타종교를 비난하는 방이 아니라 기독교,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신교에 대한 비난이 주류이고 다른 글들은 그냥 부차적으로 간간히 올라올 뿐이다. 정작 기독교인들이 발걸음을 끊어서 그런지 토론방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안티가 아닌 그리스도인 냄새가 나는 글이나 사람"을 일방적으로 비웃고, 추천과 비추란 이상한 기능을 이용해서 특별한 근거없이 비추를 남발하거나 이상한 몇 줄의 글에도 자신들의 마음에 들면 쉴세없이 추천하고 클릭수를 올려 인기글을 만드는 식의 "왕따방"이라고 부를 정도로 거의 일방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터라,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한번 벌집을 건드려 보는 수 밖에 없었다.

 

   한토마 종교방 출입자들이 입맛이 당기도록 "양치기 소년"과 "개 독 교"부터 시작했다. 난데없이 나타난 글에 시큰둥하게 탐색전이라도 하듯이 반반으로 추천겸 비추도 하고 덧글도 삼가는 조신한 출발이었다. 그런데 "개 독 교"란 말은 역시 안티가 아닌 기독교인에게도 걸림이 된 현상이 등장했다. 하지만 정말로 잘못된 '몽매한'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닌 다음에, 기독교인들 자체가 교회 내부의 문제점과 잘못된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날을 세울 이유도 실상 그리 없다.

 

    3 일차까지 그래도 예의를 지키는지 비교적 조용한 탐색전이라, 결국 구체적인 터치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돈 문제를 언급하기로 했다. 때마침 독일교회 헌금 문제를 언급한 댓글을 빌미삼아, 독일의 종교세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십일조 내야만 할까?"란 글을 올려 보았다. 역시 예상은 적중했다! 다들 돈문제는 아주 즉각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답이라도 하면 돌아올 비판의 화살이 뻔한 질문들을 순진하게 덧글을 달다가, 묵묵부답이면 따로 덧글들을 복사하고 모아서 "그리스도의 편지님 질문합니다!"란 제목으로 질문하기도 한다. 어찌했건 "헌금/종교세" 이야기로 전부 포문을 열고 내용을 파악하며 이해하려는 토론의 관심보다는, 독일교인들이 내는 종교세 보다는 "한국교회 교인들이 십일조를 더 많이 낸다" 내지는 글 속에 의도적 오류를 던진 사항만을 복사해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쾌재를 부르며, "이상한 애국심 내지 우월심"이 자극되어 온통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었다. 결국은 "한국교인이 독일인보다 십일조를 많이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한국교회의 우월성에까지 빠져든 꼴이 되었다. 그리고 더 우낀 것은 자신들의 비판 촛점을 잃고 양사방에서 독일교회 문제와 관련된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설익은 정보들을 스크랩해 나르면서 한국교회 비판에서 이제는 독일교회 비판으로 전환되어 희희낙낙 승전가를 부른다.

  

   일주일 동안 한토마 기행을 정리해 보면, 공동묘지에 묻힌 죽은 각 영혼들이 하나같이 나름대로 사연들을 가지고 있듯이 종교에 안티가 된 사람, 그것도 기독교에 대한 안티가 된 사람 나름대로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각 개인이 자라난 환경이나 과거나 현재에 한국 기독교라는 힘으로부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받은 상처나 좋지 못한 체험이나 경험들 때문일 것이다. 결코 이유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아까운 시간들을 그기에서 낭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취미라면, 그냥 이해하고 웃어 넘기면 될 일이다. 하지만, 거의 독설과 욕설을 서슴치 않는 그들의 심적 상태가 그리 정상이거나 간단한 문제는 아님에 분명하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외치는 한국 기독교가 사회에 끼친 큰 죄악이 아닌가 한다. 굳이 "죄악"이라 표현함은 교회를 통해 상처입은 영혼들이 이곳에서 울부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직접적인 상처가 아니라도 그들의 마음에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분노가 있기 때문이다. 그 분노의 원인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본인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나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디 손바닥이 혼자 소리를 내겠는가?? 그리스도인들이 속한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여 본이 되지 못한 결과로, 한 개인 더 나아가서는 이미 소위 "안티"란 무리가 되어 저렇게까지 기독교 소리만 들어도 남의 것을 조금도 인정하지 못하는 정신적으로 황폐한 모습에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는 현상이다.

    일주일 경험에서 일반화 시킬 수는 없겠지만, 한토마 종교방에서 비판의 화살은 수없이 많지만 대부분 과녁이 분명치가 않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본인이 던진 몇개의 글에 온 방이 몸살 아닌 몸살로 거의 그나마 유지해 오던 자기들의 모습조차 잃어버리는 모습이 그 예이다. 즉 막연하고 너무나도 즉흥적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안티의 논점, 논리나 주제가 없다. 의도를 가지고 꼬득이면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같이 그냥 자기 분에 못이기고 흔들리는 허수아비들 같다고나 할까?? 물론 무슨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그룹들도 아니고, 컴 앞에서 올라오는 글에 그야말로 자기들만의 비판의 안목으로 오로지 미워하는 분노만으로  대하니 그럴 수 밖에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성을 논하고 과학을 논하는 사람들이 보일 자세는 분명하게 아님에 틀림없다.

 

   정말로 기독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안티적인 토론이 되고자 하면, 다방면의 의견을 연구하고 수렴해서 토론할 장을 자신들 스스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냥 자신들의 안목에 낯설거나 기독교인들이 오면 비웃음만으로 일관한다면, 그냥 누워서 침뱉기 식이다. 아무리 유식한 척, 이성적인 척 하지만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궁지에 몰리기라도 하면, "내가 생각하기엔", 어디서 서치해서 어설픈 내용을 스크랩해 와서 "카더라!"식이면 오십보 백보인 똑같은 병자들이 모인 무리들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현상은 단순히 종교에 상처받은 사람들만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병폐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티할려면 상큼하게 제대로 안티하기를 바란다!"고 권하고 싶다. "기독교인들보다 성경 더 많이 안다!"고 외치며, 백과사전이나 연구들에서 파편의 지식이나 정보들을 모아다 산발적으로 나열한다고 해서, 갑자기 수천년 이어진 기독교가 없어질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하나님이 없어지겠는가?? "종교 안티"가 또 하나의 병자 집단이 되지 않을려면,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종교답게, 기독교면 기독교답게 본연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보다 논리적인 명제와 주제들로 과녁을 분명하게 가진 "비판의 장" 내지는 "비판 세력"으로 결집되는 것이라고 본다. 진짜 안티가 되고자 생각하면, 종교 개혁자 루터 M. Luther가 몇몇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것도 중세 암흑시대에 로마교황에 맞서서 관철한 종교개혁사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할 것이다. 단순히 자기 자신들의 컴플렉스와 상처들을 달래는 병자의 모습에서 해방되어, 그야말로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논리적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종교 안티"들이 자신들의 냉철한 이성적 판단에 따르는 것이며, "또 다른 병"에 걸린 집단으로 따돌림을 받지 않는 길일 것이다. (2009년 초겨울에)

 

 

배경 음악은 "감성에 젖게하는 팝들과 함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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