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에서/순례길에 (사진.글)

잔인한 4월이 가면....

그리스도의 편지 2009. 4. 13. 19:17





유럽에서 4월을 지내 본 사람은
독일 시인들이
왜 그토록 아낌없이 5월을 노래하는 지를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이네는 "너무나 아름다운 5월"이란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5월
온갖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날 때,
나의 가슴 속에도
사랑이 싹텄네.

너무나 아름다운 5월
온갖 새들이 지저귈 때,
나의 그리움과 아쉬움을
그녀에게 고백했네."

5월을 맞아 도처에서 무엇인가 일어나며,
움직이며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5월의 상태를
시인 우울란트가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오, 신선한 내음! 오, 새로운 울림!
자, 가련한 심령이여, 겁내지 말지어다!
이젠 모든 것, 모든 것이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나날이 더 아름다워져,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꽃은 끊임없이 피려 한다.
멀고 먼, 깊고 깊은 산골짜기에도:

자, 가련한 심령이여, 괴로움을 잊어라!
이젠 모든 것, 모든 것이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는 봄, 즉 5월이 가져오는 변화를
'이젠 모든 것이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신앙 Glaube"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이 5월에
이러한 신앙을 가지고 먼저 간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 3월에
관순이 누나를 따라 방방곡곡에서
그 4월에도 그리고 그 5월에도
고국땅은 피로 물들었고,
봄이 오면 매년
진홍색 핏빛 진달래로 불타오른다.

 

 

잔인한 4월은
그렇게 5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배경 음악은 Kenny G의 "Spring Breez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