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양회사간의 밀고 당기던
독점계약 문제를 종결하기 위해서
그 동안 미루고 미뤄오던 이태리 출장길에 올랐다.
성질 급한 이태리 사람들이
독일사는 한국인에게 마침내 손을 들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비행기로 가도 별도움이 되지 않는
밀라노와 베네치아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였다.
금요일 오후에 미팅 약속을 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갖자는 것을 마다하고
금요일 아침 9시부터 미팅일정을 잡고
그 회사가 있는 도시, 호텔에 묶을 생각이었다.
이로 인해 긴 자동차 여행을
베네치아 여행으로 보상받아 볼 심산이었다.
그게 바로 오산이었다.
유럽 고도를 가게되면 도시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사흘에서 일주일 일정을 잡고서
그 도시 구석구석을 살피고자
사전에 충분히 계획을 하고 나선다.
어차피 주업무가 출장이고
베네치아는 부차적이라 무작정 달려갔는데,
구도시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면서
오산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던 것이다.
주차비 2시간에 24유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음식값 이외에 테이블비, 식탁보비 등등을 지불하고서,
"그래 적금하고 가마! 나중에 다시 한번오마!"하고
호텔로 향한 웃지못할
베네치아 눈도장 찍기 흔적이
여기에 고스란히 몇장 사진으로 남았다.
배경 음악은 Ralf Bach의 "Loving Cell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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