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고린도후서

개(독)똥구리

그리스도의 편지 2016. 7. 17. 16:42

Candle




개(독)똥구리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 (고후 6, 14)

 

   바울 사도가 오늘 본문 텍스트를 통해 고린도 교인들에게 '악하고 믿지 않는 세계로부터 물러나서 불신자들과의 관계를 피하라'고 요구하는 것일까? 그 권면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당시 고린도는 하나님을 부인하는 전형적인 도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울이 결코 오늘 본문처럼, "멀리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이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다른 이웃들에게 우리의 믿음과 소망을 증거하고 이것을 사랑하도록 초청하기를 원하신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버림받고 고독한 존재들도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이웃들을 서 있는 곳에서부터 이끌어 내어야 한다.

 

   바울은 '우리가 불신앙이 만연한 곳에 계속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한다. 우리 자신이 세상과 동떨어져 보이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 세상에 적응하며, 불의 앞에 침묵하기까지 하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와 동떨어진 불행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오늘 본문 말씀을 잘못 해석하거나 잘못 이해한 나머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겉으로는 선교와 전도를 외치면서도 끼리끼리 모여 자신들의 성벽을 쌓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말똥구리, 개똥구리 혹은 소똥구리란 이름으로 불리우는 곤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말똥구리가 비록 똥 속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똥이 자기 몸에 전혀 달라붙지 않도록 작업합니다. 말똥구리는 검정색이 윤이나게 반짝일 정도로 아주 깨끗한 상태이고, 동시에 똥냄새도 전혀 풍기지 않습니다.
    복음의 진리를 믿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혀 적합하지 않는 시대정신에 바탕을 둔 사조와 유행에 우리가 모든 것을 덧입힐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현대교회들은 각종 사조와 유행을 교회 안으로 끌여들여 치장하고 채색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말똥구리가 똥을 고이 굴려서 처리하는 반면에, 현대교회는 억지로 세상의 온갖 것들을 끌여들여 구석구석에 치장하여 그 냄새가 교회 밖에 있는 믿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한국 기독교는 "개독교"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있는 슬픈 현실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앞에 각자가 선 위치에서 어둠을 밝히는 작은 촛불, 맛을 잃는 세상에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개독똥구리가 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샬~~~롬   


고후 6, 11 - 7, 1, 사 7,1 - 9

배경 찬송은 "낙엽처럼 살아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