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함께 유하사이다
때가 저물어가고 날이 이미 기울었나이다 하니
이에 그들과 함께 유하러 들어가시니라 (눅 24, 29)
축 늘어진 머리와 슬픈 마음을 품고 두 제자는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도중에 있다. 이들에게 더 이상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이들의 소망은 산산조각이 났으며 유리조각처럼 땅바닥에 놓이게 되었다.
이들은 낯선 동행자에게 "하지만, 우리는 그가 이스라엘을 구원하게 될 자라고 소망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삶은 어떤 단절을 체험했던 것이다. 이 단절은 모든 희망을 무산시키는 전쟁이나 질병의 체험과도 비교할만했었다.
아픔 속에 있는 두 제자는 낯선 동행자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함께 온 동행자가 저녁에 그들 집에서 그들에게 빵을 떼었을 때 마침내, 두 제자는 '그가 부활하신 예수'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제 이들도 '누가 내내 그들과 함께 동행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와 함께 유하사이다. 때가 저물어가고 날이 이미 기울었나이다"고 말한 제자들의 권유가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마 28, 20)고 하신 약속에서 그 응답을 받게 된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오늘 본문에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동행하며 대화하시고 함께 식사하셨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 낯선 동행자를 기꺼이 집으로 초청했던 제자들의 마음이 곧 우리들의 고백이 되고 소망의 기도가 됩니다. - "곧 저녁이 되고 해가 기울 것이니, 주여! 우리와 함께 머무소서. 주여! 우리와 함께, 주님의 교회에 머물러 주옵소서. 주여! 하루가 저무는 저녁에, 인생의 저녁에, 세상의 저녁에 우리와 함께 머물러 주옵소서. 주님의 은혜와 인자하심과 함께, 주님의 거룩한 말씀, 위로와 축복과 함께, 우리들 가운데 머물러 주옵소서. 슬픔과 두려움의 밤, 각종 의심과 시험의 밤 그리고 쓰라린 죽음의 밤이 우리를 엄습해 올 때, 주여! 우리와 함께 머물러 주옵소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우리들과 주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영원토록 머물러 주옵소서".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 동행해주실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영광을 돌릴 수 있는 복된 새로운 주간이 되시길...... 샬~~~롬
눅 24, 13 - 35 고전 15, 12 - 20
배경 찬송은 Bach의 칸타타, "Bleib bei uns, Herr! - 우리와 함께 머무소서!"입니다.